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오찬 회동을 한다. 다음 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재정과 통화를 담당하는 두 수장이 직접 만나는 만큼 기준금리를 포함해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현안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올 2월 최 경제부총리가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을 찾은 데 따른 답방 형식으로 기재부를 찾는다. 기재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후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두 수장이 청년 100여 명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 개혁에 대해 비공개 토론을 가질 예정”이라며 “행사 이후 양측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오찬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금통위를 앞두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기재부는 그동안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통령실도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기준금리 얘기를 주고받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날 이 총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폭주하는 주택 가격을 견제하려면 최고급 동네 출신(강남)의 대학 입학에 상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남에는 사교육 강사와 대학 입학 코치가 몰려 있어 학부모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 결과 집값과 대출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지방 인구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강남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지나치게 많이 몰려 있어 타 지역 출신 지원자들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경쟁이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극단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