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들이 중간 유통사에 판매하는 철근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철근값이 원가 수준에 못 미치자 4분기에는 생산량을 더욱 줄여 가격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10월 1일부로 톤 당 철근값을 85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거래처에 전달했다.
8·9월에 이어 다시 한번 가격을 3만 원 올린 것인데, 회사는 앞으로도 ‘단계적 인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10월부터 유통향 철근가격을 80만 원 중반대까지 인상했다.
올해 2분기까지 철근 시세는 건설 경기 악화 장기화로 수요가 급격히 줄며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고떨이까지 이어지며 지난 6월 말 철근가격은 톤 당 68만 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철강사들은 철근을 만드는 전기로를 장기간 보수하거나 야간에만 가동하는 등 고강도 감산 정책으로 가격 방어에 나섰다. 올해 1~7월 철근 생산량은 468만 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급감했다. 올 7월에는 생산량이 59만 5000톤으로 아예 역대 월 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며 철근 값은 3달 간 20% 이상 회복했다.
다만 철근 유통 가격이 여전히 원가 이하 수준인 만큼 철근사들은 4분기에도 감산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철강사들의 철근 원가는 톤 당 85만~9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최근 마무리한 인천 공장 전기로 특별 보수에 이어 국내 최대 철근 생산 거점인 당진공장 내 전기로 정기 보수를 평소보다 훨씬 긴 3개월 간 시행한다.
동국제강은 야간 조업에서 감산 강도를 한단계 더 상향한 ‘상시 2교대 체재’를 도입했다. 자발적 감산을 넘어 아예 회사 차원의 구조적 감산을 통해 철근 생산량을 40% 이상 줄이기 위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철강사들이 철근 수요가 늘어날 때까지의 ‘적자 판매’를 벗어나기 위해 공격적인 감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유통사에게 할인 및 인센티브 등 예외 없는 원칙마감 방침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산이 지속되며 그동안 쌓였던 철근 재고도 소진되고 있다. 올해 초 3월 67만 3000톤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철근 잔고는 5월 60만 5000톤, 6월에는 55만 8000톤까지 하락했다. 7월에는 51만 6000톤으로 연초 대비 20% 이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