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으로서 금융투자소득세 강행 여부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금투세 시행 찬반 토론회를 개최했으나 혼란만 가중시켰다.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 도입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인버스나 선물 풋(매도)에 투자하라”는 궤변을 폈다. 인버스나 선물 매도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수익을 낸다. 주식시장은 ‘홀짝 게임판’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의 근간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개인들의 자산 형성을 위한 것인데 이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황당한 발언이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가 가장 불편할 사람은 김건희 여사와 주가조작 세력들”이라며 금투세를 정쟁과 엮으려고 시도해 논란을 키웠다.
금투세 시행 3개월을 앞두고 뒤늦게 열린 민주당의 토론회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25일 “갈등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증폭시키는 과정이었다”며 “토론에 맡길 게 아니라 지도부가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4년 전 관련 법이 통과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투세는 이미 그 파급 효과나 장단점이 충분히 논의된 상태다. 토론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나 논거가 나올 상황이 아니다. 강행, 유예 후 보완, 폐지 등의 선택지만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다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결정을 질질 끌며 증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앞으로 한 달여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의총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가한 소리다.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이후에도 미국·일본·대만 등의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 연말로 갈수록 투자자 심리는 더 악화될 것이 뻔하다. 민주당은 서둘러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 금투세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유예하는 것이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정 의원도 사견임을 전제로 “(금투세) 유예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킬 것 같다”며 “폐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책 불확실성 증폭으로 증시를 더 짓누르는 사태를 막으려면 다수당이 금투세 혼란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