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을 계기로 조직 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준 이사진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와 금리 인하 수준을 놓고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파월 의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시장의 혼란을 줄였다는 평가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의 입지가 빅컷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더욱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당초 연준에서 올해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 인사는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투표 위원 12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0.5%포인트 인하를 지지했다. 이는 경기 확장을 이어가겠다는 파월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승리와 같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포토맥리버캐피털 설립자인 마크 스핀델은 “파월이 거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낸 것은 분명한 성공이며 이제 더 강력한 의장이 됐다”고 짚었다.
그간 파월 의장과 연준의 결정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여덟 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간 연준의 결정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지 않았고 시장에서 경착륙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실기론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인내심을 갖고 동결 결정을 이어갔으며 8월 들어 노동시장의 둔화 조짐이 드러나고 물가 압박이 완화한다는 지표들이 나오자 빅컷을 단행했다.
파월 의장은 이 과정에서 연준 동료 18명 모두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회의에서 논의가 매우 적극적으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향후 행보로 쏠린다. 연준이 FOMC 회의 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 4.75~5.0%인 기준금리는 올해 말 4.4%(중간값)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의 고용 및 경기지표에서 냉각 조짐이 드러나면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확정치)은 잠정치와 동일한 3.0%(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 지난주(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8000건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