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예고대로 지급준비율 인하한 中, 국경절 연휴 전 돈 푼다

지준율, 10%서 9.5%로 낮춰

역레포 금리도 1.7%→1.5%

5% 경제성장률 미달 우려에

지방정부도 대규모 부양정책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예고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은행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인민은행은 27일 시중은행 지준율을 9.5%로 0.5%포인트로 낮추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기존 1.7%에서 1.5%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어 지준율 인하로 중국 금융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6.6%가 된다고 설명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24일 금융 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준율 인하를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인민은행은 “지지적 통화정책 입장을 견지하면서 통화정책 조절 강도와 정밀성을 높여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고품질 발전에 양호한 통화·금융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약 1조 위안(약 189조 원)의 장기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인민은행의 지준율과 정책금리 인하는 중국 최대 휴가 기간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침체에 빠진 내수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인민은행은 25일에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1년 만기 금리를 2.0%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낮췄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이어 전날 중국 정부가 국경절을 맞아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일회성 지원금과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상하이시 정부가 5억 위안 규모의 현금성 쿠폰 발행 계획을 내놓는 등 지방정부도 행동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소식이 전해진 후 역외 위안화 환율은 26일 달러당 6.9730위안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위안화 가치 상승)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판 행장이 앞서 “0.2~0.2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조만간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상 MLF 금리 인하 이후 LPR 인하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 중 LPR이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자 인민은행은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했고 올해 춘제(春節) 연휴 직전인 2월 5일에는 0.5%포인트 낮췄지만 내수는 하반기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올해 연간 5%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경제 현황을 분석·연구하는 회의를 열고 “현재 경제 운용에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며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재정지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투자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초창기 특별 국채와 지방정부 특별채를 발행해 사용해야 한다는 방침도 거듭 제시했다.


정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