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사비 상승 2% 이내”…구호 아닌 실질 대책 이행해야 집값 잡는다


껑충 뛴 공사비로 인해 건설 현장이 멈춰서고 주택 공급이 줄어들자 정부가 뒤늦게 공사비를 줄이는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2일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통해 공사비 상승률을 향후 3년간 2%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건비와 자재 값이 고공 행진을 하며 지난 3년 동안 공사비가 30%나 치솟았다. 공사비를 안정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 중 하나로 민간 업체가 중국 등 해외에서 시멘트를 수입하면 저장 시설 및 유통 기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골재 가격 안정을 위해 채취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건비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어려운 공종에 한해 관련 비자를 신설해 숙련 외국 인력 유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사비 안정이 핵심 과제이지만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중국산 시멘트에 대한 안정성 우려가 크고 물성상 장기 보존이 어려워 대량 수입을 통한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외국 인력 유치 방안도 상당한 시일과 절차가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근·목재 등 자재 값 상승세는 크게 둔화됐다. 현재 공사비 인상 요인은 52시간 등 노동 규제로 인한 공기 지연, 층간소음 및 제로에너지 인증 등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건설업 현장에 맞지 않은 경직적인 근로시간 규제를 탄력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공기는 늘어지고 이는 공사비 인상으로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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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 가격 급등세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에 대한 매수자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민간 개발 사업도 대폭 줄면서 아파트 입주량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32만 4800가구인 데 반해 2026년에는 15만 7000가구로 반 토막 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 2% 선에서 공사비 상승률을 묶겠다는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비현실적인 노동·환경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 실질적인 종합 대책 이행 없이는 공급 확대를 통한 집값 안정이 요원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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