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권 내 ‘자중지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만찬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패싱’ 논란을 불러온 한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와 김건희 여사 사과를 둘러싼 진통도 계속됐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현안을 둘러싸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갈등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전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상임위원장, 상임위원회 간사단을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졌다.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원내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한 대통령실의 침묵이 이어지며 ‘한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당 대표 패싱을 주도하면서 당 분열을 만들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7·23 전당대회 당시 김 전 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도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이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요청했다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자 한 대표는 김 전 행정관의 행위가 “해당 행위”라며 진상 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적 일탈을 조직적 음모로 키워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의 밑밥을 덥석 문 꼴”이라며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 부부는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실과의 연관성을 적극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4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지는 쌍특검법에 대해서는 단일 대오를 내세웠다. 한 대표는 이날 개천절 경축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것을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부결 입장을 밝혔다. 다만 친한계를 중심으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야당이 공격하는 가장 약한 고리인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사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권은 집안싸움에 주목되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듯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를 두고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회 상임위를 사유화하고 ‘사법 방해’의 도구로 쓰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검사 탄핵 청문회라는 무리수까지 둬가며 역공세를 펼쳤지만 도리어 이 대표의 범죄 혐의만 더 가중시킨 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