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들이 대만 타이베이 번화가에서 “대만과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난동을 부리다 강제 출국을 당했다. 대만 당국은 “국가의 주권을 훼손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 시간) 대만 중앙통신사 등은 지난 1일 타이베이 완화구에 위치한 번화가인 시먼딩에서 한 중국인 부부가 홍콩 민주화 관련 집회를 하는 홍콩인들을 상대로 소리를 지르고 몸싸움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당시 “오늘은 중국 국경절(10월 1일·중화인민공화국 건국기념일)”이라며 홍콩 시위대가 들고 있던 ‘광복 홍콩’이라고 적힌 깃발을 빼앗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홍콩인들이 항의하자 이들은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고 받아쳤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대만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렸다. 이에 이들 부부가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고 소리치자 화가 난 시민들은 “대만은 대만, 홍콩은 홍콩”이라고 항의했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수습됐고 중앙통신사는 홍콩인들이 이들 부부가 현장을 떠난 뒤 집회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집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점차 홍콩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탄압이 대만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고 우려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인들이 대만에 방문할 때 대만의 국가 주권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위를 하거나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면서 “이를 어길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시위대와 마찰을 빚었던 중국인 부부는 이날 출입국 담당 관청인 이민서에 의해 강제 출국 조치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