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가운데, 이날 여의도 인근은 불꽃축제를 기대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약 107만 명(주최 측 추산)에 달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밤하늘 불꽃에 열광했지만, 흐트러진 질서는 아쉬움을 낳았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주제는 ‘다채로운 불꽃처럼 자신의 꿈을 그려가는 당신’이었다. 이날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펼쳐진 불꽃쇼는 주최를 맡은 한화 외에도 일본·미국팀이 참여해 개성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더 하나비(The Hanabi)’를 주제로 한 일본팀에 이어 미국팀은 ‘캘리포니아를 꿈꾸며’라는 주제로 자유와 꿈을 수많은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마지막을 맡은 한화는 ‘시간의 섬광’이라는 테마로 눈부신 순간을 색색의 불꽃으로 담아냈다.
이날 오전부터 ‘명당’ 자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원효대교 인근 강변에 자리를 잡은 하 모(25) 씨는 “오전 9시 30분부터 와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불꽃놀이 특수로 인근 상권도 수혜를 받았다. 공원에서 약 400m 떨어진 B 카페 직원은 “평소보다 손님이 30~4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주최측은 처음으로 2500석 규모의 유료 좌석을 도입했다.
주최 측과 서울시·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은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화는 3400여 명의 안전관리 인력(임직원 봉사단 1200명 포함), 경찰은 2417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서울시는 한화·소방재난본부·영등포·용산구·서울경찰청 등과 협력해 현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전년 대비 안전 인력을 28% 증원했다.
그러나 불꽃축제가 시작하는 오후 7시가 되자 곳곳에서 아슬아슬한 상황이 포착됐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2024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까지 동시 개최됐다. 강변과 가까운 곳에서는 안전관리 인력이 유지하던 양방향 통행이 무너지면서 정체가 이어졌다. 가까이서 불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멈추면서 정체는 극심해졌다. 경찰 등 안전관리 인력은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가라”고 큰 목소리로 안내했지만,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탓에 시민들은 서로 “밀지 말아달라”라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소방 당국이 전날 오후 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여의도 한강공원과 이촌지구 일대에 인력 335명과 장비 50대를 투입해 총 63건의 구급 활동을 했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