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의 수장인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024년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를 위해 8일부터 미국을 찾아 한국 불교의 ‘선명상’을 전 세계에 알린다. 진우 스님이 2022년 임기를 시작한 이후 이뤄진 첫 방미 행사로 조계종 스님과 종무원 등 방문단은 전체 112명으로 최대 규모로 꾸려진다.
이날 진우스님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를 앞두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중심에는 한국의 전통 불교 문화가 있다”며 “K선명상(Seon Meditation)’이 인류의 평안과 사회의 평화를 위해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는지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올해 조계종의 화두를 ‘K선명상’으로 내세운 뒤 전국민이 일상에서 단 5분이라도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하루 5분 선명상 운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 달에는 전 세계의 명상 대가들이 서울에서 모이는 ‘국제 선명상대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는 2만여명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보이기도 했다.
진우 스님은 이번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를 선명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첫 번째 자리로 삼고 있다.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전세계인이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일상적인 수행의 방법으로 선명상이 크게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먼저 이달 10일에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인 예일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명상과 마음건강을 주제로 하는 특별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과 ‘5분 선명상’을 함께하며 잠시 마음을 멈추고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뉴욕 현지에서 석학들과의 대담도 예정돼 있다. 진우 스님은 마음 챙김 명상(MBSR)의 개발자인 존 카밧진과의 대담을 통해 선명상을 소개하며 현대적인 명상과의 공통점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양자역학의 대가인 미나스 카파토스와의 대담을 통해 과학과 불교의 접점을 찾을 예정이다.
한편 국제연합(UN) 본부를 방문해 세계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세계 명상의 날’ 제정을 제안하기로 했다. 원래 진우스님이 직접 유엔 본부를 찾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를 제안할 예정이었으나 UN본부 측에 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처장 성원스님이 이를 대신 전달하기로 했다. 세계 명상의날 제정안은 세계적인 명상 권위자인 로시 조안 핼리팩스, 툽텐 진파, 차드 멩 탄, 직메 린포체, 팝루 스님이 참석한 국제선명상대회에서 채택된 바 있다.
17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불교의 진수를 미국에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도 이어진다. 13일에는 미국 동부지역의 최대 사찰로 꼽히는 뉴욕주의 원각사(주지 지광스님)의 창건 50주년을 기념하는 법회가 봉행된다. 원각사는 뉴욕 맨해튼에서 110KM 가량 떨어진 뉴욕 북부 샐리버리 밀즈의 30여만 평의 부지에 한국 전통 양식으로 건립된 사찰이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불교를 알리기 위하여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