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권 인사들과의 대규모 연속 회동을 통해 ‘세 불리기’를 본격화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호남과 충청을 잇따라 방문해 지지 기반의 외연 확장도 시도했다.
한 대표는 이날 전남 곡성을 찾아 곡성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최봉의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한 대표의 호남 방문은 7·23 전당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 보수 계열 정당의 대표가 곡성에 직접 간 것도 사상 최초다.
한 대표는 유세에서 “보수 정당의 대표가 이 아름다운 곡성에 온 것이 오늘이 처음”이라며 “저희가 그간 부족한 것이고 마음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재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수의 당선 무효로 치러진다는 점을 강조한 한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마치 곡성을 자신들 땅인 양하면서, ‘땅따먹기’하면서 싸우는 것은 선거의 본질과 멀어도 너무 먼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최봉의 뒤에 집권 여당이 있다. 여러분을 위한 일, 최봉의가 약속한 일을 저희가 함께 이루게 해달라”며 최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한 대표는 오후에 세종으로 이동해 같은 당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격려했다. 최 시장은 시의회의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세종은 충청권의 대표적 야당 강세 지역으로 여당은 4·10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시의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해 최 시장이 힘을 쏟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추경예산안이 막혀 있다.
최근 친한계 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과 잇따른 ‘식사 정치’로 세력 확장에 나선 한 대표는 이날 당세가 약한 호남과 세종을 돌며 지지층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5~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벌였던 한 대표는 사흘 만인 9일 재차 부산을 찾아 ‘텃밭’ 승리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한 대표의 광폭 행보를 두고 당내 평가는 엇갈리는 형국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대표와 원외 당협위원장 간 회동을 언급하며 “지금은 대통령 탄핵에 불을 붙이는 야당에 맞서 당이 하나로 뭉쳐 총력 대응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친한계의 ‘세 확장론’에 “특정인을 위한 계파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오해하거나 너무 (해석을) 나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