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형태의 조직인 동반성장위원회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재위치돼야 하는지 의견부터 듣겠습니다.”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은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2023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취임한 이 위원장은 동반성장 지표 개선의 필요성을 제안하는 등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의 평가 방식은 과도하게 (현실을) 축약해서 줄 세우기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경제가 동태적이라 동반성장지수 점수가 올라간다고 해서 정말 동반성장이 개선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갖고 있는 지표 체계와 동반위의 지표 체계는 성격상 차이가 큼에도 현재는 단순하게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에서 (점수를) 볼 때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반위의 메시지 파급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러면서 중견기업의 동반성장 문화 확산, 지역 격차 해소 등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동반성장지수 등급 개선의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에 컨설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 5개사는 전년 대비 등급이 상승했다”며 “동반위는 지속적으로 중견기업에 동반성장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상생 문화의 제도화를 돕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제 구조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뒀던 과거와 달리 소멸 지역의 기업 활동을 진작하는 문제 등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동반위가 공개한 2023년도 동반성장지수에 따르면 대기업 41개, 중견기업 3개 등 총 44개 기업이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대기업에서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기아·네이버·포스코·SK텔레콤·LG전자·CJ제일제당·GS리테일·LG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됐다. 중견기업 3곳은 농심·파리크라상·BGF리테일이다. 롯데건설·BGF리테일·SK실트론 등 3개 기업은 평가에 참여한 후 처음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