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편입 주식 하락으로 손실을 본 펀드에 과세를 매기는 현행 소득세법 체계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당시엔 이 같은 ‘펀드 손실과세’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던 반면 최근 국회에는 이와는 이질적인 입장을 전달해왔기 때문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로부터 “펀드의 과세 대상 이익은 합산 과세하되 직접 투자와의 형평을 고려해 상장주식 등 일부 이익은 과세 제외하고 있다”며 “상장 주식처럼 (펀드에서) 과세 제외되는 이익의 경우 비과세하고 손실 공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서면 답변을 받았다.
이는 ‘펀드 손실과세 문제를 해결한다’고 밝혔던 기존 정부의 입장과는 이질적인 의견으로 해석된다. 일반 주주가 보유한 상장 주식을 비과세하는 한 펀드 내 상장 주식 역시 그대로 과세 대상에서 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에선 펀드 내 상장주식 양도손익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펀드가 편입한 상장주식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져 전체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돼도 채권과 같은 다른 자산에서 이익을 내면 세금을 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 기재부는 2020년 금투세 도입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펀드에서) 상장주식 양도로 최종 손실이 발생해도 세금을 납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기재부가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펀드 손실과세 문제와 관련해선 판단을 뒤바꾸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펀드 손실과세 문제를 안고 가더라도 금투세 도입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일단 시행을 멈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4년 전 펀드를 통한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해도 공제되지 않고 이익에만 과세되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동의했던 정부가 이를 보완할 대책은 없이 금투세 폐지만을 내세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