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따른 증시 급등으로 3분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의 85~90%가량이 손실을 면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만 해도 투자금 절반 이상이 손실권이었지만 단 몇 개월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다만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신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7~9월 사이 만기가 도래한 H지수 연계 ELS 3조 1000억 원 중 손실이 확정된 투자 금액은 50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률로 보자면 10~15% 수준이다.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국영기업 중 우량주만 모아 만든 지수로 가입 시점인 2021년 H지수는 7월 중순 1만 선이 깨진 후 하반기 내내 8000~9000대에서 움직였다. H지수의 수익 조건은 상품별로 다르지만 은행 가입 비중이 높은 노녹인(no knock-in)형은 3년 후인 올해 3분기 만기 시점의 지수가 가입 시의 65~70% 이상이면 원금과 이자 수령이 가능하다. 즉 최대 6500선 이상이면 이익 구간인 것이다.
H지수는 연초만 해도 4900선까지 하락하며 1~2월 ELS 평균 확정 손실률이 53%를 기록했지만 이후 지수가 상승하며 손실률도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으며 급등해 9월 12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하루를 제외한 15거래일간 상승했다. 3분기 상승률은 18.6%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현 주가 흐름대로라면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2조 1000억 원 규모의 ELS도 손실권에서는 멀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ELS 발행액도 3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액은 지난해 4분기 6조 65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조 500억 원, 2분기 3조 8500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3분기 4조 19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8% 증가했다.
다만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식으면서 중국 증시가 최근 며칠 새 급등락세를 반복하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새 29% 상승한 후 9일 하루에만 6.6% 하락해 2020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H지수 역시 8~9일 이틀 새 11.8% 급락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 부양 정책으로 주가는 이미 과열권에 진입해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추격 매수보다는 추가적인 부양책과 11월 미국 대선 결과의 향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6개월간 상하이종합지수 2800~3500선, H지수 6000~8500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