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주요 작품을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가 대학원 시절 한국국제교류재단(KF) 장학생으로 선정돼 학비를 지원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KF에 따르면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는 2013년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한국문학) 박사과정에 재학할 때 KF 해외 한국학 전공 대학원생 펠로(2013~2014)로 선정됐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KF는 외국과 교류사업을 통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세계 한국학 진흥을 위해 지금까지 해외 18개 대학에 교수직 161개를 만들었고 47개국 해외 싱크탱크의 정책연구를 지원했다.
김기환 KF이사장은 “KF의 지원으로 성장한 데보라 스미스 번역가가 이번 문학상 수상에 일조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에 대해 연구하고 관심 있는 학자들을 지원하는 공공외교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KF의 노력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만, 올 하반기 정부의 부담금 개선 조치 이후 KF는 극심한 운영난에 처했다. KF 운영비 대부분은 여권 발급 수수료에서 나온다. 그런데 정부가 출국자 부담을 줄인다며 여권 발급비용을 낮추는 과정에서 KF 지원금이 대폭 깎인 것. 이달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 이사장은 “(부담금 감소로)145억원, 운영비의 20%가 줄었다”며 “구조조정과 긴축, 다양한 재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부담금을 줄이는 종합대책 과정에서 파편이 날아온 측면이 있다”며 “나름대로 자구책과 아이디어를 강구해 재단과 같이 헤쳐나가겠지만 똑부러지는 뾰족한 아이디어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