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들며 지난주 국내 증시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부양과 인공지능(AI) 고점 우려 해소에 따른 주가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며 해외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지수는 25만 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14만 7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지난 한 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9%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 역시 1% 넘게 상승하며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국내 증시도 간만에 상승 흐름을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569.71포인트에서 2596.91포인트로 27.2포인트(1.06%) 상승하며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추락 속에서도 선방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768.98포인트에서 770.98포인트로 768.98포인트에서 770.98포인트로 2포인트(0.26%) 올랐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주 증시가 미국 AI 고점 우려 해소로 상승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엔비디아 경영진이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향후 12개월 주문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히며 주가 반등에 더욱 힘이 실렸다. 지난 한 주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는 각각 8%와 7%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탓에 극적인 주가 상승폭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시장은 중국 3차 경기 부양책에도 주목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2조 7000억 위안(약 516조 원) 규모 부양책을 발표하며 “몇 년 간 나온 조치 중 가장 강력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매판매가 반등하면 중국의 5% 성장 기대를 자극해 중화권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수출과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인민은행과 정부, 지방정부가 낸 경기부양 패키지의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유입되기 전부터 미국에 이어 중국 소비 회복 가시성이 높아지면 삼성전자의 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와 코스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다만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기 부양책에 세부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에 관한 우려도 흘러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미국 측 반대에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일각에서는 중동 충돌 격화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