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치주염으로 인한 구강 미생물 환경의 불균형이 전신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효정 치과 교수와 김현지·박경운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 무게의 약 2%를 차지하는 미생물은 구강, 장, 피부 등에 다양한 군집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의 상호작용이 질병 발병 또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구강은 1000종 이상의 균이 분포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생물 서식지로, 침 1mL에 5억~10억 마리의 세균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구강 미생물 환경의 악화가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치매 등 전신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 보고된 바 있으나,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치주염 환자와 건강한 환자의 게놈 DNA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메타게놈' 연구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했다.
타액, 구강 벽, 치태, 대변, 혈액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체 염기서열분석을 진행한 결과, 치주염 환자의 타액과 치태에서 관찰되는 치주염 관련 미생물의 구성과 비율이 혈액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다.
이는 치주염 등 치주 질환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주는 기전을 확인하는 데 혈액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구강-혈액 미생물 축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이는 구강 건강이 전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구강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치주염이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구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Oral Microbiology'에 게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