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성비(비용 대비 가치)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위 5위권에는 친환경차를 주력으로 하는 완성차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국산 브랜드 중에선 기아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8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새차 구입 후 3년 이내인 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연비·전비 △차량가격 △옵션가격 △유지비용 △사후서비스(AS) 비용 △예상 중고차 가격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비용 대비 가치 만족도(1000점 만점)를 산출한 결과, 테슬라는 올해 742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도요타(735점) △렉서스(734점) △혼다(702점) 등 일본계 3개 브랜드가 나란히 2~4위에 포진했다. 폴스타(695점), 푸조(676점), 폭스바겐(675점)은 뒤를 이었다. 볼보(663점)와 기아(663점)는 동점으로 공동 8위에 올랐다. BMW(659점), 현대자동차(658점)를 포함해 총 11개 수입·국산 브랜드가 산업평균(651점)을 상회했다.
톱5 브랜드의 면면을 보면 친환경차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1위 테슬라와 5위 폴스타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이고 2~4위인 일본계는 하이브리드가 주력이다.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Y의 가격 인하 효과와 전기차 특유의 저렴한 유지 비용에 힘입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테슬라는 6개 비교항목 중 유지비용에서 1위였고 차량가격, 연비∙전비, 예상중고차가격에서 3위 안에 들었다. 특히 전기차의 강점인 유지비용(100점 만점에 86.8점)에서 도요타와 렉서스를 10점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개 항목에서 도요타·렉서스에 열세인 점을 고려하면 유지비용 만족도는 테슬라가 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눈에 띄는 점은 테슬라의 예상중고차가격 점수의 큰 폭 하락이다. 이는 전기차의 인기 하락과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모델Y의 감가상각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테슬라의 우위를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8월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높아진 안전성 우려와 중국산 승용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거부감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위 도요타는 유지비용을 제외한 5개 항목 모두 3위 이내였다. 3위 렉서스는 연비·전비, 옵션가격, AS비용, 예상중고차가격 등 4개 항목에서 1위였으나 유지비용에서 테슬라에 크게 뒤졌다. 4위 혼다는 옵션가격에서 1위였다. 이들 일본계 브랜드는 가격과 비용 전반의 강점을 앞세워 이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선 기아와 현대차만 지난해에 이어 산업평균 이상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두 브랜드의 항목 점수는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서비스 비용, 예상중고차가격에서 산업평균 수준이었으나 차량가격, 유지비용은 비교대상 22개 브랜드 중 하위권에 머물러 프리미엄 브랜드의 한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