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감염 취약한 '극소 미숙아' 살릴 항생제 사용전략 찾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연구팀

2013~2020년 출생 극소 미숙아 173명 분석

‘산모→신생아’ 감염 주요경로·영향요인 규명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왼쪽부터)·안소윤·성세인·양미선·황지은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왼쪽부터)·안소윤·성세인·양미선·황지은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산모에서 극소 미숙아까지 이어지는 감염 경로를 분석한 첫 성과가 나왔다. 갓 태어난 아기 중에서도 세균 감염에 취약한 극소 미숙아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전략을 세우는 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안소윤 교수가 이끄는 신생아 연구팀은 2013~2020년 병원균이 확인된 산모에서 출생한 극소 미숙아 173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 주요 경로와 감염에 영향을 준 요인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1500g 미만으로 태어난 극소 미숙아는 대개 면역 체계가 불완전한 탓에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 조산 및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패혈증 같이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산모에게 미리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갓 태어난 아기에게 항생제를 써야할 때도 있었다. 광범위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산모에게는 항생제 내성, 아기에게는 여기에 더해 괴사성 장염, 신경발달 장애 등의 역효과를 우려해야 하는 문제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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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극소 미숙아를 감염 그룹(45명)과 미감염 그룹(128명)으로 나눈 다음 산모의 혈액과 소변, 질에서 채취한 병원균을 확인한 결과 대장균이 30.6%로 가장 흔했다. 칸디다균(29.5%), B군 연쇄상구균(16.8%), 클렙시에라균(12.1%), 엔테로코커스균(11.6%) 등이 뒤를 이었다. 아기들도 대장균(35.6%)에 가장 많이 전염됐고 칸디다균(20.0%), B군 연쇄상구균(15.6%), 엔테로코커스균(15.6%), 클렙시에라균(8.9%) 등의 순으로 동일했다.

질은 가장 흔한 감염 경로였다. 대장균에 감염된 극소 미숙아의 30.2%는 출산시 산모의 질을 통해 감염됐다. 특히 산모의 혈액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경우 아기에게 100%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연구팀이 감염에 영향을 준 요인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산모의 백혈구 수치가 높거나 융모양막염,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이력이 있을 때 아기에게 감염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혈구의 경우 혈액 내 수치가 1만5000/µL를 초과하면 아기 전파 위험이 2.62배 상승했고 태반의 융모막과 양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융모막염이 있는 경우 10.54배나 올랐다. 조산을 막기 위해 출산 전 자궁경부를 실로 묶는 결찰술을 시행하면 감염 전파 위험이 4.44배까지 커졌다. 산모에서 아기로 균 전달이 된 그룹은 균 전달이 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과 뇌실내출혈 발생률이 각각 3배,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가 출산 전 양막 조기 파열, 융모양막염의 과거력이나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지 여부와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장 교수는 “극소 미숙아라도 출생 후 세균 배양검사나 염증 반응 등을 확인하고 신중하게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며 “항생제의 남용을 막고 꼭 필요할 경우에 항생제를 써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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