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차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빈푹성의 한세실업 C&T(칼라앤터치)법인. C&T의 신규 공장인 3공장에는 왕겨와 나무·캐슈너트 껍질 등이 수북이 쌓여있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었다. 공장을 가동할 때 사용할 친환경 연료 바이오매스를 구비해둔 것이다. C&T 3공장은 이같은 바이오매스만을 연료로 사용해 원단을 생산하는 ‘탄소 제로’ 생산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기업까지 통틀어 현지 섬유 기업 중 연료로 바이오매스를 100% 사용한 사례는 C&T가 처음이다.
34만㎡ 규모 부지에 3개 공장을 갖춘 C&T는 한세실업의 원단 제작부터 염색 등 후가공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C&T 1·2공장은 하루에 티셔츠 15만 장을 제작할 수 있는 규모인 약 5만㎏의 원단을 각각 생산한다. 여기에 더해 올 연말 정식으로 문을 여는 3공장은 올해 2만㎏에 이어 내년 5만㎏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생산된 원단은 베트남 띠엔장성에 위치한 TG법인의 봉제공장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한세실업만의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햄스’ 시스템으로 불량률이 0.0125%에 불과한 품질을 자랑한다.
한세실업은 이처럼 원단을 직접 생산하고 봉제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데 이어 탄소 배출 제로에 가까운 친환경 생산 시설을 구현하려 한다. C&T 3공장에서는 바이오매스 연료 사용뿐만 아니라 건설 당시부터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충당해왔다. 또 고압·상압 방식의 염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고가의 친환경 염색기를 들여와 물과 전기 사용량을 대폭 줄였다.
3공장이 공식 가동될 때 도입될 정수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원단 제작과 염색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역삼투압 방식의 친환경 시스템으로 여과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수준의 물로 바꾼다는 목표다. C&T 관계자는 “여과된 물을 사용해 어항이나 연못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T법인은 지속적인 친환경 설비 도입을 통해 2027년까지 탄소배출을 60% 줄이고, 용수와 전기 사용량도 각 50%, 15%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전 세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는 것이 결국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게 한세실업의 설명이다. 김철호 C&T 대표는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C&T 과테말라로도 확대해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변화해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