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종료를 하루 앞둔 22일 오전 주가는 86만~87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공개매수가 끝나면 기존의 50만원대 주가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과거 여윳돈으로 고려아연에 투자한 상장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영풍·MBK파트너스와 지분경쟁으로 의결권 단 한 주가 아쉬운 최 회장으로서는 그대로 갖고 있길 바랄 수 있다. 다만 보유한 지분을 장내 매도하거나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상당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사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심지어 한해 당기순이익의 50%가 넘는 차익을 만들어낼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주)한화다. 한화는 지난 2022년11월 23만8359주를 주당 65만8000원에 사며 총 1568억 원을 투자했다. 만약 21일 종가(87만7000원)에 장내 매도했다면 시세차익이 522억 원이다. 이는 한화의 지배주주귀속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4%에 달한다. 또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한다면 세금을 제외하고도 553억 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다만 최 회장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3~4차례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고려아연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고려하면 한화가 그대로 지분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0.8%를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주당 51만원에, 2022년 3분기에 주당 49만7500원에 취득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공개매수에 응한다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8%인 603억 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조선내화는 경영권 분쟁 직전인 지난달 11일에 주당 54만8000원에 3만9000주를 취득했다. 총 취득액은 214억 원 규모다. 공개매수 청약 시 기대 차익은 지배주주귀속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28%인 133억 원이다. 불과 한 달 만에 이를 벌어 들이는 투자의 귀재인 것이다.
이 외에도 두원중공업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1만7400주를 샀다. 평균 주당 취득 단가는 56만원 대로 총 99억 원을 들였다. 두원중공업 역시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56억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이는 두원중공업 연결 당기순이익의 53%에 달한다.
화승코퍼레이션의 경우 지난 2022년 1만주를 매입했다. 취득 시 주당 단가는 48만7500원 정도로 추정돼 약 40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관심이 가는 곳 중 하나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투는 자기자본을 투입해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이 들고 있던 자사주 15만8861주를 65만8000원에 취득했다. 매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한투 관계자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