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보수의 심장’ 텍사스를 찾는다. 텍사스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에서 이 이슈를 부각시켜 전국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지원에 발 벗고 뛰어든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은 해리스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리스는 25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텍사스의 낙태 금지 조치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과 유세를 한다. 중도 우파, 교외 여성 유권자가 공략 대상이다. 텍사스주는 1976년 이후 대선에서 줄곧 공화당 텃밭이었다. 2022년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연방 대법원에서 폐기된 후 텍사스주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초강경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우리가 텍사스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해리스의 방문 목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이 나라에서 벌어질 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전이 막판에 이른 가운데 정치, 특정 정당 지지와는 거리를 둬 온 거물급 인사들이 해리스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날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수십 년간 정치와 거리를 둬왔던 게이츠가 해리스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퓨처포워드’에 최근 비공개로 5000만 달러(약 690억 원)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명시적으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으나 “나는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을 가진 정치 지도자들과 오래 일해 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해리스 지지를 시사했다.
다이먼도 공개 석상에서는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적으로는 해리스를 지지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고 NYT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다이먼은 해리스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아마도 그 역할은 재무장관일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또 다이먼은 트럼프 당선 시 보복이 두려워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