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도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잦아든 은행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 업계 관계자들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 금융권 협회와 부산·대구·경남 등 지방은행,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새마을금고의 대출 관리를 위해 무주택자에게만 주담대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새마을금고 개별 지점들이 집단 대출 영업을 확대하면서 대출 증가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9월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000억 원 늘며 상승 전환했고, 이달 들어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매달 조 단위로 늘어나는 전체 금융권 주담대 규모에 견줘보면 수치 자체는 크지 않지만 풍선 효과로 정책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내부 협의를 거쳐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감사 이후 새마을금고 대출 통제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는 “은행권이 대출을 줄인 틈을 타서 새마을금고가 집단 대출을 과도하게 끌어오려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부실률을 가리려 대출을 무리해서 늘리려는 정황도 보여 미리 손을 써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인터넷은행의 과도한 대출 영업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권 사무처장은 “9월 이후 은행권 스스로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대출 수요가 다른 업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지 않은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특히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 용도로 대출 자금이 쓰이지 않도록 면밀히 점검해줄 것을 참석자들에 당부했다. 당국은 2금융권의 대출 추이를 지켜본 뒤 이달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추가 규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현재 50%인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1금융권(40%)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출 규제 수위가 높아지면 카드론 등 서민층의 ‘급전 창구’가 막힐 수 있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권 사무처장은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풍선 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