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5%안’에 상생협의 난항

입점업체 "현실성 없는 제안"…정부서도 난색

다음주 회의서 마지막 논의…중재안 나올 수도

서울의 한 음식점에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서울의 한 음식점에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배달플랫폼 쿠팡이츠가 23일 상생협의체에서 ‘조삼모사’ 수정안을 내놓았다가 경쟁당국으로부터 거부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안건을) 철회해달라”고 난색을 보였고 쿠팡이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24일 상생협의체 참석자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8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배달 수수료를 9.8%에서 5%로 일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쿠팡이츠는 수정안을 제출하라는 공정위의 잇따른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8차 회의때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입점업체와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수수료 5%대에 수렴한 것으로 수용성이 높은 제안이라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쿠팡이 수수료 인하와 함께 내건 조건이 문제였다. 현행 배달비(2900원) 증가를 사실상 요구해 입점업체와 정부 측의 큰 반발을 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현재 쿠팡이츠 입점 업주는 배달료를 서울 기준 2900원 부담하고, 나머지는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에게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배달료를 부담하는 구조이다. 쿠팡 측은 중개 수수료를 5%로 인하하는 조건으로 입점업체가 라이더 단체와 배달비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배달비 협상을 통해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별도 협의체에서 적용하겠다는 역제안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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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라이더와 입접업체가 별도 협상을 할 경우 배달비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양측의 이해관계로 인해 배달비 협상 테이블에서 배달비를 정하는 것조차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협의체에 참석하는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라이더와 협상을 하면 최저임금 때문에 배달료는 계속 올라가게 된다”면서 “1년 내내 협상해도 협의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쿠팡이츠의 제안은 수수료 부담은 낮아지지만 배달비 증가에 따른 부담은 증가해 소상공인과 입점업체 측에서 ‘조삼모사 상생안’이란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공정위 측도 쿠팡이츠의 제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다음 주 회의에 이 같은 안건을 다시 들고 오지 말고 철회해달라”고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정위 등 정부 관계자가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을 향해 배달 수수료 부담 완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강하게 난색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 참석자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 깜짝 놀랐다”며 “국감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정부가 벼르고 나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전날 회의에서 “이런 반응이 나올 줄 몰랐다”고 당혹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배달의민족 측은 이날 회의에 별다른 수정안을 가져오지 않고, 배달 영수증에 수수료를 표기하는 안건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오는 30일 9차 회의에서 배달 플랫폼 측에 유의미한 안을 다시 가져올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달앱와 입점업체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내고, 중재안 역시 거부될 경우 권고안을 발표하고 회의를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로서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배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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