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협의회를 대표하는 새 회장에 선임된 임유철(사진) H&Q코리아 대표가 오는 28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부회장은 박병건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 대표가 맡는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운용사협의회는 지난 23일 정기총회를 열고 8대 회장에 임 대표를, 부회장에 박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임기는 1년이다.
PEF운용사협의회는 국내 사모펀드(PEF) 현안을 다루는 공식 창구다. 1대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를 시작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영호 IMM PE 대표,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 강민균 JKL파트너스 대표,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가 역대 회장직을 수행했다.
2005년 국내에서 처음 사모펀드가 법제화되고 시장이 열린지 19년이 된 올해 시장 규모는 15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PEF 운용사 수도 빠르게 증가해 현재 PEF운용사협의회에 가입된 회원사는 100곳이 넘는다.
새 협의회, 의무공개매수제도 의견 수렴 집중할 듯
이번 8대 PEF운용사협의회는 현재 개정안이 발의된 의무공개매수 제도와 금융지주 자본 규제 대응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의무공개매수제도는 PEF 회원사들의 투자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회원사들의 관심이 높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공개매수로 취득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정부는 앞서 지분 인수자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인수 가격으로 최대 50%+1주를 매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지난 국회에서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해 회기 만료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최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25% 이상 지분을 취득할 경우 잔여주식 전량(100%)을 인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8대 PEF협의회 회장사를 맡은 H&Q코리아는 2005년 국민연금의 첫 사모펀드 출자를 받은 국내 1호 사모펀드 운용사다. 임 공동대표를 포함해 이종원, 이정진, 김후정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임 공동대표는 리타워테크, 리드코프 등을 거쳐 2002년 H&Q코리아에 몸을 담은 국내 1세대 사모펀드 전문가다.
자본시장 제도 관련 업계 목소리 청취 역할
라민상 대표가 이끌었던 7대 PEF운용사협의회는 상장회사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의 시행령 개정안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금융투자업계 및 당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실제로 올해 7월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서 PEF와 같은 재무적투자자들이 사전공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개정안이 투자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다.
라 대표는 임기 중 연 4회 열리는 공식 연차총회 외에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워크샵을 개최해 업계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시장이 커지고 다양한 규모의 운용사들이 생겨나면서 PEF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와 질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는 판단에서다. 라 대표는 “5월과 9월 두 번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첫 워크샵에는 120명, 두번째에는 130명이 참가하며 성황을 이뤘다”며 “PEF 운용사 운영에 관한 제반 규정이나 세무 및 회계, 자본시장법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