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캠핑장에 가자고 제안했다가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전 부인을 살해한 30대 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26일 말다툼을 하던 전 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한 혐의(살인)로 이집트 국적 A(3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6시 53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전 부인 B(36) 씨의 아파트에서 B 씨가 아이들과 함께 캠핑하러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자 이에 격분해 B 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후 도주했다가 아파트 인근 길거리에서 30여 분만에 긴급체포됐다.
A 씨는 어린 자녀들의 양육 문제로 범행 닷새 전부터 B 씨의 집에서 머물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해 9월 B 씨와 이혼했지만 슬하의 자녀를 보기 위해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이날 오전 아이와 캠핑장에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격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에도 아이들이 집에 있었으나 범행 장면을 목격하거나 듣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이혼 전에도 A 씨로부터 폭행당했다는 피해 신고를 세 차례 한 이력이 있으나 이 중 두 건은 B 씨의 처벌불원 의사에 따라 종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후 두사람을 '가정폭력 제발 우려 가정'으로 분류해 사후관리를 해왔으나 지난해 두사람이 이혼한 뒤 B 씨 요청으로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범행 후 전 장모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불법 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