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격을 놓고 ‘절제된 공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도 피해 규모를 축소하며 휴전 우회로인 가자전쟁 휴전을 언급하는 등 전면전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스라엘이 공격에 앞서 전날 제3자를 통해 이란에 어떤 시설을 타격할 것임을 알리고 “반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오전 ‘회개의 날’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이란 정권이 새로운 확전을 시작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우리는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 IDF는 이날 새벽 2시부터 4시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후제스탄·일람 등 3개 지방에 있는 미사일 제조 시설, 방공 포대 등 군 시설 20곳을 공격했다. 이달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한 데 대한 보복 공습이다.
이스라엘은 ‘핀셋 공격’을 통해 민간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기지들을 마비시키는 타격을 입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테헤란 외곽의 대규모 군사기지인 파르친에 위치한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혼합 시설을 공격했다. 인근 거대 미사일 생산시설인 코지르도 공격했는데 당분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능력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IDF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첨단 방공 능력을 대부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IDF의 주장대로라면 이란이 방공망을 재건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방공망 공백을 틈타 향후 핵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피해 규모를 축소 발표하며 곧바로 재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군의 방공 시스템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았다”며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침략에 대응할 권리를 갖는다”면서도 “억압받는 이들의 무고한 죽음을 막기 위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지속 가능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은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는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휴전을 지지한다는 점을 더 강조했다”며 곧바로 재보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란은 곧 치러질 미국 대선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시간을 끄는 전략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도 확전을 막으려는 미국의 압박과 미국 대선 등으로 일단은 이란과의 정면 충돌은 피하기 위해 보복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과 석유 시설 공격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군사시설로 공격 대상을 좁혔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군사 목표물로 공격을 제한하고 핵 시설 또는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하지 않은 것을 놓고 미국이 외교적 성공을 이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