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명태균 씨와 여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명 씨의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용됐다고 폭로한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 중 나온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국정을 둘러싸고 주술사니, 영적 대화 같은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계 경제 강국 대한민국이 전쟁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주술사가 닭 목을 베고 닭 피 맛을 보면서 전쟁 여부를 결정하는 그런 나라인가”라며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수천만 국민들의 목숨을 건, 나라의 운명을 건 전쟁 놀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주술, 영적 대화 같은 것을 하다 보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민심이 떠난 권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윤석열 정권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신용한 교수의 폭로를 거론하며 “점점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국민의힘 불법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선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신 교수가 명 씨의 여론조사 보고서가 대선 당일까지 캠프에 공유되고, 이를 토대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일정까지 조정했다는 증언을 했다”며 “여론조사에 따라 일정이 바뀐다며 짜증까지 냈다는 윤 대통령이 이를 몰랐다고 하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신 교수 증언대로 윤석열 대선캠프 국민의힘 핵심 의원들까지 불법 공짜 여론조사 보고서를 인지하고 대선 전략에 사용했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불법 대선 선거의 몸통”이라며 “국민의힘 정당 해산 사유까지 될 수 있는 헌정질서 파괴, 중대 선거범죄 의혹에 대해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명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작년 12월 고발된 사건을 검사도 없는 수사과에 사건을 배당하고 방치하다가 올해 9월에야 뒷북 압수수색을 했다”며 “수사 골든타임을 놓치고 뒤늦게 수사지휘를 시작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몸통은 비껴가는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한다면 검찰은 윤석열 정권과 함께 침몰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신 교수를 오는 1일 대통령실 등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명 씨의 여론조사 관련 의혹을 집중 규명할 예정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당사자는 출석 의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