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함께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AMD가 3분기 호실적에도 애매모호한 향후 전망에 시간 외 거래에서 폭락 중이다. AMD가 좀처럼 AI 가속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며 ‘엔비디아 천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AMD는 올 3분기 매출 682억 달러, 주당순이익 92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주당순이익은 시장조사기관 LSEG 추정치에 부합하는 결과지만 장중 3.96% 상승 마감했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7% 하락 중이다.
수치상으로는 나쁠 게 없는 결과였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5억 달러의 매출을 거뒀고, PC 시장에서도 29% 늘어난 18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공급하는 게임 칩셋 매출이 69% 줄어든 4억62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이는 콘솔 게임기 출시 주기에 따라 예상되던 결과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AMD는 올 4분기 매출 75억 달러를 기록하고 2024년 총 AI 가속기 매출이 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밝혔다. 시장이 예상하던 4분기 매출은 75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초 예상보다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해석이 따른다.
AMD는 AI 가속기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유일한 경쟁사나 다름 없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과 매출 규모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올해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1106억 달러로 예상되는 반면 AMD 데이터센터 매출은 127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2인자이고 주가는 올해 20% 상승했으나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같은 경쟁사는 같은 기간 훨씬 더 큰 이익을 얻었다”며 “AMD의 새로운 MI300 가속기는 엔비디아 칩과 경쟁하며 가장 큰 판매 엔진 중 하나로 떠올랐으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