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숙명여대가 숙면여대?"…교수님 ASMR '인기 폭발'

재학생 영상팀이 제작

권우성 교수 '양자점' 강의, 조회 34만

"불면증 시달리다 기획"

"수업만 들으면 잠 잘온다"

팅글 소리 내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 연합뉴스팅글 소리 내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 연합뉴스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려드린다는 게 굉장히 부끄럽네요. 그래도 졸지 말고 잘 집중해주면 좋겠습니다."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영상에 흘러나온다.

2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교수들의 자율감각쾌락반응(ASMR) 강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권 교수가 학교 마스코트 '눈송이' 인형을 쓰다듬으며 초미세 나노소재 '양자점'을 설명하는 영상은 석 달 만에 조회수 34만회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채널의 일반 교수·동문 인터뷰 영상(1000~5000회)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이 색다른 시도는 학생 영상 제작팀 '숙튜디오'가 기획했다. 창단 멤버 이지연(24)씨는 "수능 후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수업만 들으면 잠이 잘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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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수진 설득은 쉽지 않았다. 정유진(21)씨는 "교수님들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내면서 프롬프터를 보는 것을 민망해하셨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영상은 대성공을 거뒀다. 노연주(20)씨는 "'숙명여대가 아니라 숙면여대', '교수님이 팅글에 재능이 있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권 교수는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너무 좋아 '졸지 말라'는 말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ASMR 영상에 '졸리다'는 댓글이 달려 신선했다"며 "여태 수업을 재미있게 잘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졸음을 참느라 고생한 게 아닐까 반성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ASMR 강의 시도가 MZ세대와 소통하는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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