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음료로 자리잡은 '믹스커피'마저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이어 인스턴트커피까지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커피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90% 점유율을 보유한 동서식품이 오는 15일부터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의 가격 조정이다.
주력 제품인 맥심 모카골드 리필(500g)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2.16kg)는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으로 오른다. 카누 아메리카노(90g)도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으로 인상된다.
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은 글로벌 원두 가격 급등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로부스타 원두 평균가격은 톤당 4687.6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02%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톤당 552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은 70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베트남은 가뭄과 태풍 피해로 원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원두가격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이달 1일부터 11종의 음료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으며,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중저가 브랜드들도 올 상반기 최대 1000원까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전 세계적 이상기후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돼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며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커피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