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대선은 후보 전격 교체와 피격 사건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드라마였다. 상반기만 해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선 실패 이후 재도전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 구도였다. 그러나 6월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이 판도를 완전히 뒤바꿨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맥락에 벗어난 발언을 하거나 말을 더듬어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을 키웠다. 민주당 내부는 물론 열혈 지지층 사이에서도 ‘후보 교체론’이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가 성조기 아래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트(싸우자)”라고 외치는 장면은 영웅 서사를 형성했으며 다시금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결집시켰다.
트럼프의 거침 없는 상승세는 결국 바이든의 결단으로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1일 재선 포기를 선언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해리스는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되며 무서운 기세로 트럼프를 추격했다. 그러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 15일 플로리다주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소속 요원들이 총을 든 채 매복해 있던 50대 남성을 적발해 제압한 사건이 발생했다. 두 번의 암살 위기를 넘긴 트럼프의 ‘불사조’ 서사는 더욱 강화됐다. 선거일 직전까지 해리스와 트럼프는 초박빙 접전을 이어오고 있다. 전국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소폭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2%포인트 이내 격차로 조사마다 승자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