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NBC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해 “우리는 이야기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을 하며 “내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임 24시간 이내에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고 푸틴 대통령도 그의 종전 제안에 주목할 만하다고 반응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이 미-러 관계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7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미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아직 축하 전화는 하지 않았지만 “전화를 받거나 먼저 연락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푸틴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유세 도중 언급한 종전 제안을 언급하며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과 우크라이나 위기 종식을 위한 도움과 관련한 내용은 주목할 만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러시아는) 정상적인 관계를 맺었다”며 “나는 국민들이 신뢰하는 모든 국가 지도자와 협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른바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을 “천재”라고 묘사한 적 있다. 푸틴 역시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도중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 “사람들은 특별한 상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준다. 그는 용감하고 남자다웠다”고 추켜세웠다. 두 사람은 유착 의혹도 받고 있는데, 특히 트럼프의 선거 운동을 러시아가 배후에서 돕고 있다는 의혹이 많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재임 기간 동안 괴롭힘을 당하는 인상이 깊었다. 그는 러시아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끝까지 유착의혹을 받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을 두둔했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푸틴 연설 직후 NBC와 인터뷰를 하며 머지 않아 서로 통화를 하며 종전에 대해 논의할 것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도중 “취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 당선되면 취임 전에 해결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어떤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것인지는 밝힌 적이 없다. 또 당선 이후 볼로디미르 젤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도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북한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지켜보자. 우리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상원까지 비준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조약(북러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가 있다”며 “이 협력은 역내 안정의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