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트럼프 2기’ 불확실성,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가동해 대비하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재집권함에 따라 우리 경제·안보 상황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보다 더 센 보호무역주의를 본격화할 경우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매우 큰 한국이 수출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더 강한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이 반도체·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현지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제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15%로 인하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가 미국으로 유출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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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를 강조하는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국도 ‘협력’이 아닌 ‘협상’의 대상으로 여긴다. 특히 한국을 직접 지목해 “머니 머신” 등으로 부르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지키려면 트럼프 정부에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투자와 일자리 창출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점을 들어 보편관세 적용 예외 등을 관철시켜야 한다. 트럼프가 협력 대상으로 거론한 조선업 등을 양국 산업 협력 강화의 고리로 삼고 원유·에너지 등 수입선을 미국으로 다변화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대신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통해 우리의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올해 초 트럼프의 귀환에 대비해 내각·기업·노조 등 대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응팀인 ‘팀 캐나다’를 구성했다. 우리도 대통령실 중심으로 기획재정부·외교부·국방부·통상교섭본부 등 관계 부처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를 즉각 구축해 가동해야 한다. 정교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담 또는 한미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해 우리 측 입장을 설득해가야 한다. 이와 함께 일본 및 서유럽 국가 등과의 가치연대를 강화하면서 실용적인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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