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믿기지 않고 감사하다.”
룰 위반 늑장 신고로 징계를 받았다가 올 시즌 복귀한 윤이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3관왕에 오른 뒤 이렇게 말했다.
윤이나는 1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사실 지금도 매우 얼떨떨하다. 복귀 시즌 시작할 때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체력이 떨어질 때도 있어서 힘든 순간이 자주 찾아왔는데 팬들이 함께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윤이나는 시즌 최종전인 이번 대회를 공동 12위(최종 합계 2언더파)로 마쳤다. 상금으로 1147만 원을 받아 누적 12억 1141만 원으로 상금왕에 올랐고 대상(535점), 최저타수상(70.05타)까지 휩쓸었다.
KLPGA 투어 데뷔 시즌인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와 관련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윤이나는 올 시즌 복귀해 25개 대회에서 14차례 톱10에 들었다. 올 시즌 우승은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유일하지만 꾸준한 경기력을 앞세워 주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윤이나는 “3개 다 귀한 상이지만 고르자면 최저타수가 가장 기쁘다”면서 “1년 동안 평균을 냈을 때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는 지표라 꾸준히 잘 쳤다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초반 적응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복귀한 것에 감사했지만 부담스러운 부분도 많았다. 그래도 매 순간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낸 윤이나는 12월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시리즈에 나선다. 그는 “Q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내 투어에서 좀 더 훈련하며 성장하고 나가야겠지만 합격한다면 미국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제 골프를 더 성장시키고 싶다”면서 “이달 28일 미국으로 출국해 시차 적응부터 해야 할 것 같고 연습 라운드로 코스 답사도 해야 한다. 잔디에도 적응하며 답사한 내용을 토대로 경기에 필요한 기술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구 플레이에 대해서는 재차 사과했다. 윤이나는 “제 잘못으로 2년 전에 오구 플레이를 했다. 그 일로 저를 안 좋게 보시고 저를 혼내주실 수도 있다고 충분히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좋아해달라는 말씀은 드릴 수 없겠지만 계속 좋은 모습, 정직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