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저가'라지만 '땡처리' 될수도…할인 경쟁 치열해지는 유통가

할인 판매로 경기 둔화 위기 타파 노력

신세계 쓱데이 매출 사상첫 2조 돌파

롯데마트·슈퍼는 ‘땡큐절’ 연장할 계획

광군제 등온라인 초저가 행사도 이어져

“매출액 늘지만 수익성 개선 안될수도"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 최저가 전쟁이 불붙고 있다. 대목인 연말을 앞두고 오프라인·온라인 모두 할인 행사를 통해 더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고객 유인에 나선 것이다. 초저가 판매는 매출액 증가 및 재고 처리 효과가 있지만 수익성에는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세계(004170) 그룹은 11일 이달 1일 부터 전날까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연중 최대 쇼핑 행사 ‘쓱데이’ 총 매출액이 2조 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5회째를 맞은 쓱데이 역대 최대 매출로 사전에 목표한 1조 9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특히 행사 초기인 2일에는 한우 등 초특가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붐비면서 이마트(139480)가 창사 이래 사상 처음으로 일 매출 1000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쇼핑 경험 다양화, 소비자 혜택 강화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쓱데이 기간 이마트 용산점 오픈 전부터 줄을 서 있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 제공=신세계쓱데이 기간 이마트 용산점 오픈 전부터 줄을 서 있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 제공=신세계



롯데마트·슈퍼 역시 지난달 31일 창사 45주년을 기념한 ‘땡큐절’ 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우 불고기를 10년 전 가격보다도 저렴한 100g 당 1000원 대(1974원)에 판매하는 등 초저가 그로서리에 초점을 맞춰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중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기존 땡큐절은 13일 종료되지만 14일부터 2주 동안 ‘땡큐절 어게인’이라는 이름으로 2회차 할인 행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유통사들의 초저가 경쟁은 온라인으로도 옮겨붙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광군제’를 본격 시작했다. 추첨으로 현금 1억 원을 고객에게 주는 ‘100원 래플’ 이벤트를 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특히 18일 광군제가 끝나면 연이어 19일부터 12월 3일까지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이어가 초저가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번 광군제가 한국 제품 전용 채널인 ‘K-VENUE’ 론칭 이후 처음 맞는 행사라 매출액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금1억원을 추첨해 제공하는 알리익스프레스 행사 내용. 사진 제공=알리익스프레스현금1억원을 추첨해 제공하는 알리익스프레스 행사 내용. 사진 제공=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도 이달 초부터 자체 행사 ‘십일절’을 통해 e커머스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11번가 역시 최대 88% 할인율을 앞세운 ‘타임딜’을 진행하는 등 초저가 경쟁에 집중했다. 11번가에 따르면 누적 판매수량 1위 카테고리는 ‘e쿠폰’ 분야였다. 1500원자리 빽다방 아메리카노(hot)를 990원에, 파리바게뜨 5만원권을 3만 9500원에 판매해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다만 초저가에 매몰된 경쟁 구도 탓에 할인 행사가 고객을 유인해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자충수라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오프라인 유통사 매출이 전년 대비 0.9% 하락했을 만큼 국내 유통 경기는 부진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할인은 자칫 잘못하면 ‘재고떨이’ 이상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매출액이 느는 만큼 수익성이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 업체별 행사를 비교해 초저가 상품만 골라 사가는 ‘체리피커’ 소비자도 최근 늘어났다는 평가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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