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덕여대 시위 현장서 "나중에 아기 낳을텐데"…갈등 불 지핀 경찰관의 한마디

경찰 관계자 "불법행위 하지 말라는 취지"

재학생 "해당 발언은 시위와 전혀 상관없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에 의해 계란과 밀가루 등을 뒤집어 쓴 채로 있다. 뉴스1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에 의해 계란과 밀가루 등을 뒤집어 쓴 채로 있다. 뉴스1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학생들을 제지하려고 캠퍼스에 출동한 경찰이 학생들에게 한 발언이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쯤 서울 종암경찰서는 소음 신고를 받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학생들이 야구 배트와 소화기 등을 사용해 총장실 문을 부수려고 하자 제지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여러분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아기 낳고 육아하실 텐데…"라고 말한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는데, 영상 속 학생들은 경찰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야유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총장실 문을 부수려고 하니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앞으로 아이도 생기고 육아도 하실 분들이 그렇게 행동하시면 나중에 애들 교육 어떻게 하시려고 하냐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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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 놓은 학교 점퍼가 본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뉴스1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 놓은 학교 점퍼가 본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뉴스1


동덕여대에 다니는 이 모씨(24)는 서울경제신문에 “해당 발언은 시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학생들을 그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존재로 취급하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불법행위를 막으려는 의도였다면 그런 표현이 아니라 질서 유지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안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현재 동덕여대 학생들은 단체 수업 거부 시위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8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교정에서는 연일 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캠퍼스엔 ‘학생 몰래 추진한 공학 전환 결사 반대’,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의 내용이 적힌 근조화환이 곳곳에 설치됐으며, 본관 앞에는 학생들이 벗어 놓은 과잠(학과 점퍼)이 줄지어져 있다.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7일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고 교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면서 항의 중이다. 입장문에는 “대학 본부는 여자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 여성 인재를 양성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성숙한 태도로 여성 교육에 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동덕여대 측은 확정된 사안이 아닌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뉴스1뉴스1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있는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포함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김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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