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랩스는 각국의 독특한 문화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오디오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김형건 스푼랩스 사업부문 헤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푼랩스의 해외 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월 크래프톤으로부터 12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은 스푼랩스는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푼(Spoon)’을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 권역에서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김 헤드는 “오디오 중심 콘텐츠는 영상 대비 낮은 제작비와 인프라 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푼랩스는 일본 시장에서 6년째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유튜브나 트위치 등 영상 플랫폼에서도 화면을 꺼놓고 오디오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푼랩스는 일본 사용자의 익명성 선호와 음성 중심 소비 성향에 주목해 2018년 진출을 결정했다.
김 헤드는 “일본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점이 실적 성장의 주된 요인”이라며 “일본 진출 초기부터 현지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일본 사용자 특성에 맞춘 서비스 제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한국에서 제공하는 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을 제외하고 텍스트 형태의 스티커 기능을 추가했다. 이러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 덕분에 일본 사용자는 스푼을 한국 서비스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 결과 스푼은 일본에서 서비스 시작 첫해와 비교해 연간 결제액이 64배 성장했으며 월 기준 7만 명의 활동 DJ를 확보했다. 일본 특유의 부카츠(部活·부활동) 문화와 맞물려 자발적으로 기획 방송에 참여하는 사용자가 늘어난 점도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 김 헤드는 “일본은 마니아적 성향이 강해 한 번 좋아하는 콘텐츠를 오랫동안 즐기는 경향이 있어 스푼 같은 오픈 플랫폼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에선 지난해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일본과는 정반대로 ‘K-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K드라마와 K팝 등 K콘텐츠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적극 활용해 현지 DJ와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으며 인력 채용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는 한국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가능해 운영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김 헤드는 대만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중간 성향을 가진 시장”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서비스의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푼랩스는 스푼의 대만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중국 문화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 내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5월 기준 스푼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누적 다운로드 3000만 건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스푼랩스는 스타트업 혹한기 속에서도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김 헤드는 “스푼의 성공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지화 전략과 비용 효율적인 오디오 플랫폼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K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오디오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