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믿고? 네타냐후, 바이든 조언 무시·이란 핵시설 때렸다

의회서 “美당부에도 10월 관련 시설 공격”

“바이든이 '외톨이 될것' 경고했지만 무시”

불만 공개 표출…트럼프와 관계 구축 포석

휴전 협상 앞두고 헤즈볼라 보복권한 주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EPA연합뉴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경고에도 지난달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시설을 타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조언을 무시하고 행동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밝혀 중동 문제를 둘러싼 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의 간극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관계 구축을 모색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지난 10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특정 요소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란의 구형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인 S-300 여러 기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타격한 시설은 핵무기 기폭장치에 필요한 플라스틱 폭약을 제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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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격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공격을 감행한 지 3주 후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공격에 대해 우리의 동맹국(미국)으로부터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반응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해 미국의 만류를 무시하고 보복 공격을 감행했음을 인정했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이란의 석유·핵 시설 타격을 자제하고 군사 목표에만 제한적으로 반응하라고 수 주간 이스라엘을 설득했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의 조언을 무시하고 행동했음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공격과 이란 보복을 제한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남부 진격시 홀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5월 공세를 감행했다"고 강조했다. 현 미국 행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공개 비판은 친이스라엘 성향 인사들을 요직에 임명하고 있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우호적 관계 구축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사태와 관련해서는 휴전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체계적인' 보복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회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의 레바논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호치스타인 특사는 베이루트를 찾아 미국이 제안한 '60일 휴전안'을 두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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