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017810)이 K푸드, K비건 열풍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해외 사업부의 턴어라운드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 매출이 확대되며 적자 폭을 줄이고 있지만 일본 매출이 여전히 부진한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3분기 해외 매출은 4687억 원으로 전년 동기(4203억 원) 대비 11.5% 늘었다. 특히 미국 법인 매출이 1174억 원으로 전년 동기(881억 원)보다 33.3% 증가하며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길로이 공장을 포함해 총 4개의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한 결과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은 67%까지 늘었고, 아시안 누들 라인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의 해외 사업 매출 비중도 2019년 15%에서 올해 20%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일본 법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며 실적 턴어라운드에는 실패했다. 풀무원은 2014년 아사히코 지분을 인수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듬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0년 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사히코의 누적 순손실은 1116억 원에 달한다.
아사히코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저수익 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사히코의 매출 대부분은 소재유부(유부초밥, 유부우동 등에 들어가는 유부)에서 발생했다. 소재유부는 원가율이 높고 재고 운영도 어려워 마진이 그리 높지 않다.
풀무원은 일본 법인의 체질 개선을 위해 소재유부의 비중을 낮추는 한편 두부바 등 고수익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두부바 생산 시설도 증설하기로 했다. 풀무원은 앞서 3차례의 유상증자 참여 및 추가 지분 획득에 이어 올 9월에도 약 250억 원의 제3자 배정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일본 법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13일에는 아사히코의 무상감자를 결정했고 537억 원의 잉여금으로 누적 결손금을 해결해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 사업은 적자 폭이 계속 줄고 있고 일본 법인의 경우 고수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결과가 4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내년 초에는 해외 사업부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풀무원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337억 원, 영업이익 3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52%씩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역대 최고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풀무원이 매출액 ‘3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