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한 단위농협의 조합장이 지인의 땅을 고가에 매수한 데 이어 100억 원대 공사를 특정 업체에 밀어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지점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임원이 조합장의 요구로 급여의 일부를 재임기간 현금으로 건넸다는 폭로를 하면서 검찰은 최근 조합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할 전망이다.
2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3월 A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B 씨는 후보 시절 조합원들에게 공약한 요양시설 건립을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인물의 배우자 명의 6365㎡ 규모의 부지를 최근 44억 원에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 1월 등기된 토지 실거래 매매가인 12억 5300만 원 대비 3배가 넘는 가격이다.
진출입로가 없던 부지에 도로공사를 했더라도 시세 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100억 원대 건축공사 계약을 하면서 내부 계약규정 및 계약사무처리준칙 등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건설사의 경우 2022년 기준 자산총계 5억 4800만 원으로 100억 원 대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지 여부도 논란이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00억 원 대 규모의 공사는 이사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경쟁입찰을 해야 했는데 이사회나 총회가 만능인 것처럼 운영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부지매입 과정 역시 진출입로 도로 공사를 했더라도 1년 반 만에 3배 이상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의문이 있는 만큼 명백하게 소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부지 소유주인 C 씨는 "도로공사와 인허가 등 수년에 걸친 토지 작업에 들어간 공사비용에 이자까지 감안하면 사실 상 얻게 되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 등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시공사 선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평소 알던 건설사를 조합장에게 소개한 바 있고, 절차에 맞게 선정했을뿐 특혜 논란은 생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합장 B 씨는 “부지 매입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이사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진행한 사안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면서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도)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