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오래 가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래를 위해서는 일관된 절제력이 필요하지만 한순간 단기 쾌락을 추구하면서 담배 끊기 등에 실패해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중장기적 이익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자아(ego)와 경제정책(economics)의 합성어로 개인 이익 중심 경제를 뜻하는 ‘에고노믹스(Egonomics)’의 한 단면이다. 이 용어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크롬비 셸링 전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인간 관계의 갈등뿐 아니라 한 인간 내부의 심리적 갈등 관리에 주목했다. 그는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미치는 상호의존적 상황을 연구하는 ‘게임 이론’을 활용해 국제 관계와 군축, 경제 행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에고노믹스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자부심, 외부와의 단절, 현실 감각의 상실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고노믹스를 활용하면 상대의 의사결정 파악, 마케팅 전략 개발, 정책 설계 등을 한결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악의적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가 되거나 거리에서 굉음을 내며 운전하는 경우처럼 에고노믹스의 부정적 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기업에서도 의사결정권자들의 이기주의 등으로 인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으로 전 세계가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이 잘 먹고 잘 사는 게 우선”이라는 트럼프의 극단적 에고노믹스로 경제·안보 분야에서 엄청난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트럼프의 자국 이기주의 구호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 화석연료 강화, 이민 차단, 감세, 안보 정책 변화 등으로 연결되면서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에고노믹스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치밀하게 한미 양국의 ‘윈윈’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익·안보의 핵심 가치 지키기를 기본으로 하되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접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