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째를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일 미국이 제공한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러시아 본토인 브랸스크주 군사시설을 향해 발사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한다면 두 나라 모두 핵무기로 보복 공격할 수 있다’는 핵 교리 개정안에 서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핵 공격 대상에 포함시키는 ‘핵 보복’ 위협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확전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쌍방의 막판 공세 성격이 짙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취임 하루 만에 러·우 전쟁을 종료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양측의 공방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에이태큼스 해제에 이어 대인지뢰 사용까지 우크라이나에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은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반발했다.
북러 밀착 위험에 직면한 우리는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러시아의 핵 위협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등 각종 대외 변수에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 및 무기 지원을 늘리는 대가로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군사기술을 이전 받을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강력한 감시·제재 체계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트럼프 2기에 미국 핵우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핵 잠재력 확보 노력도 해야 한다. 중국과는 유연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북러 밀착 견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지키려면 국력을 결집해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고 정교한 실용 외교 전략을 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