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이차전지 원천기술에 이어 2가지 핵심 제련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핵심 재련업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아 향후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분할 매각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최근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2건의 제련 기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헤마타이트) 제조 기술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신규 지정을 요청했다.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제련 과정에서 철을 제대로 회수해야 이후 공정에서 아연·구리·카드뮴 등 비철금속을 효과적으로 회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은 안티모니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경제성·효율성을 높이는 습식 제련법을 의미한다. 안티모니는 물체가 잘 타지 않게 하는 난연제의 필수 원료로 쓰인다. 산업 부품, 화학 제품, 방산 제품의 원료가 된다. 고려아연은 자사의 안티모니 습식 제련 기술이 기존 건식 제련법에 비해 제조 원가를 6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추후 기술을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때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런 영향으로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는 MBK와 영풍이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은 신청서를 통해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의 특성과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고려아연의 기술을 통한 안티모니의 국내 생산이 국가 안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