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연방정부를 축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았다. 연방 공무원 인원 조정을 위해 재택근무를 없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한편 연방 지출 삭감을 통한 조직 축소와 인력 감축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효율부의 공동수장인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20일(현지 시간) ‘정부 개혁을 위한 정부효율부의 계획’이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연방정부 구조조정 및 규제 완화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의 정부 집행 결정이나 재량 지출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그의 정치적 임명을 통해서가 아닌 정부 기관 내 수백만 명의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은 공무원에 의해 이뤄진다. 이것은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착화된 관료주의는 미국에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며 정치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이기 때문에 (기업인의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을 정부효율부의 3대 개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우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남용됐던 각종 연방 규제들을 없애고 이를 통해 해당 업무를 맡는 공무원을 대거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각 기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무원 수를 파악하고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해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방 공무원을 1주일에 5일 동안 사무실에 나오도록 강제하면 많은 수가 자발적으로 그만둘 것이며 우리는 (자발적 퇴사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현재 13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원격근무를 승인받았으며 이들은 근무시간의 60%만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연방 공무원 노조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백악관이 재택근무 중단을 강행하면 연방 공무원 노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방 공무원 노조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이들은 연방 공무원을 정치적 보복 차원에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할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대규모 해고와 연방 기관의 수도 밖 이전 등의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회유책도 제시했다. 자리가 없어진 공무원이 민간 부문으로 이직하도록 돕겠다면서 대통령이 기존 법을 근거로 조기 퇴직자에게 인센티브나 자발적 퇴직수당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의 기업을 운영할 때도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보낸 첫 단체 e메일에서 재택근무 금지를 선언했으며 테슬라 임원들에게도 사무실 출근을 요구했다.
정부효율부는 연방 지출도 통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의회의 허가를 받지 않거나 의회가 의도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예산이 연간 5000억 달러(약 699조 원)를 초과한다며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 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 단체 보조금 3억 달러 등을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최우선 목표는 우리의 프로젝트 완료 목표일인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며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미국에 건국자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연방정부를 선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