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일반 여권 소지자 등에 적용 중인 무비자 입국(단기비자 면제) 기간을 현행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무비자 정책을 중단했던 일본을 다시 무비자 대상에 포함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제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류 방문'을 추가하고,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30일로 늘린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중국과 외국의 인적 교류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중국은 비자 면제 국가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30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불가리아·루마니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북마케도니아·몰타·에스토니아·라트비아·일본(총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도 비자 면제 대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무비자 방문 목적과 기간 확대 조치는 새로 추가된 9개국을 포함해 한국 등 종전 38개 무비자 국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대선 이후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단기 비자 면제를 이어 왔으며 이달 초엔 한국에 대해서도 ‘일방적 무비자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그간 미뤄뒀던 주한중국대사를 내정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까지도 ‘상호주의’를 주장하며 닫고 있던 일본에 대한 빗장도 풀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예상되는 대중(對中) 강경 정책에 대비해 중국이 한미일 3각 동맹의 빈틈을 파고들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