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22일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하며 하루만에 ‘17만 닉스’에 복귀했다. SK(034730)하이닉스는 목표 주가를 내려 잡은 분석 보고서가 나왔음에도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이날 LG(003550)그룹의 잇따른 밸류업 계획 공시로 SK그룹 계열사들의 주주환원 기대도 커지며 투심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900원(4.68%) 오른 17만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대 상승 출발한 SK하이닉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5.57% 오른 17만 8200원에 거래되며 18만 원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인과 기관은 이날에만 SK하이닉스의 주식을 각각 1322억 원어치와 40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건 밸류업 동참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며 4대 그룹(삼성, SK, 현대자동차, LG)의 밸류업 공시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LG그룹은 이날에만 7개 계열사가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SK그룹 역시 전날 SK스퀘어(402340)가 200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등을 공시했다. SK그룹 계열사 중 현재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SK, SK텔레콤(017670), SK스퀘어 등 세 곳이다.
SK하이닉스가 3년 단위로 주주환원책을 강화해 오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고정 배당금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상향하고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책 강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향후 배당 정책을 과거보다 한층 더 강화한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연결 기준 올 3분기 7조 300억 원에 영업이익 잠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해 왔는데 올해가 끝나는 시점"이라며 "당연히 올해가 끝나는 시점이라 검토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밸류업 공시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밸류업 기대와는 별개로 부담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업황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수요 비수기 진입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판매 가격 하락을 예상된다"며 “특히 낸드 부문의 경우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시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