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너 이리 와서 '지뢰밭' 걸어"…지뢰 제거에 '민간인 인간방패' 쓰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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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이 지뢰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은 지뢰 감시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나 불발탄의 폭발로 사망 또는 부상한 것으로 확인된 인원이 100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시리아(933명), 아프가니스탄(651명), 우크라이나(580명)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ICBL 측은 미얀마에서는 내전과 기타 제한으로 인해 현장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사상자 수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ICBL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사상자가) 얼마나 더 많을까? 두 배? 세 배? 그럴 가능성이 꽤 있다"며 "공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감시 시스템이 이 나라에는 없다"고 상황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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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4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에 따른 민간인 사상자를 1052명으로 집계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군사정권의 대인 지뢰 사용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군사정권은 이동통신 기지국이나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처럼 민간인이 이용하는 인프라 주변에도 지뢰를 매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간인을 강제로 인간 방패로 앞장세워서 지뢰밭에 밀어 넣어 지뢰를 '제거'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미얀마군은 또 가축이 밟아 지뢰가 터지자 지뢰값을 가축 주인에게 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ICBL은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에서 지뢰·불발탄 사상자는 총 5757명으로 이 가운데 19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 수는 2022년(4710명)보다 20% 넘게 늘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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