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효성화학 특수가스 1조원에 계열사에 매각 추진…1순위 효성티앤씨, 대안은 HS효성첨단소재 [시그널]

베트남 법인 차입금 8000억 1년 내 분할 상환해야

외부 매각 재추진 하기엔 시간·가격 맞추기 어려워

효성티앤씨, 내부 거래 이슈로 배임 논란 가능성

인수금융 마련으로 재무구조 악화, 주주 반발 커

조현상 HS첨단소재가 인수시 내부 거래 피해가

효성화학 공장 전경. 사진제공=효성효성화학 공장 전경. 사진제공=효성




효성그룹이 외부 매각이 무산된 효성화학(298000)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1조 원 안팎의 가격에 계열사에 파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순위로 섬유와 무역산업을 하는 효성티앤씨(298020)가 거론되지만 내부 거래 이슈와 주주총회 통과 여부가 변수다. 이로 인해 조현준 효성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298050)로 매각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약 8000억 원의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칼)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사가 구성하는 집단대출)을 내년까지 분할 상환해야 한다. KDB산업은행 등 대주단은 특수가스 부문 매각을 하지 않는다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에 대해 더 이상 웨이버(만기 연장)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효성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 속에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조3765억 원이다.





효성화학은 올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가격에 이견을 보이면서 지난 20일 딜이 최종 무산됐다. 효성 측은 외부 매각은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협상 가격이 1조3000억 원에서 8000억 원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논의하더라도 효성 측이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기업가치(EV) 1조 원 이상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에 매각을 한 뒤 2~3년 지나 가치(밸류에이션)가 다시 높아지는 시점에 외부에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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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대안은 중국에서 특수가스 무역을 하고 있는 효성티앤씨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으로부터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효성티앤씨가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매출채권 등을 포함하면 5000억 원 정도여서 차입금을 마련하고 은행·증권사에서 인수금융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효성화학 재무구조는 개선되더라도 효성티앤씨는 악화될 여지가 커 주주들의 반발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격 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고가 인수’로 인한 배임죄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대형 로펌의 인수합병(M&A) 담당 변호사는 “계열사 내 매각의 경우 매매가 규정은 없지만 특수 관계자 간 지분 거래로 가격 공정성 이슈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거론됐던 가격보다 높은 값에 인수할 경우 배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나오는 방안이 HS효성 계열사 중에서 가장 자금력이나 사업적 시너지가 높은 HS효성첨단소재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보강재와 탄소섬유 사업을 하면서 최근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전부터 특수가스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효성그룹은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지분 관계를 정리하면서 독립 경영이 본격 시작됐다. HS효성첨단소재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내부 거래 문제를 피해가면서 형제간 사업적 협력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황정원 기자·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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