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들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값싼 중국 전기차의 공세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소형 대중화 전기차부터 대형 전기차 등 신차로 라인업을 늘리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5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올 1~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41만 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했다. 1~9월 기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1174만 대)이 전년보다 21.7%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제조사들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판매 성장을 이루며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1~9월 BYD는 전 세계에서 261만 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31.2% 늘어난 것으로 전기차 제조사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지리그룹도 프리미엄 전기차와 경형 전기차를 앞세워 54.6% 증가한 90만 대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주력 모델의 노후화로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는 2021년 출시 이후 디자인과 성능에 큰 변화를 주는 완전변경 없이 부분변경 등 상품성 개선 모델로만 투입됐다. 올 하반기 기아의 EV3,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 등 대중화 전기차를 선보였지만 판매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기에는 제한적이란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올 연말부터 새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현대차는 기존 소형·중형 전기차에 더해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9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년 국내와 미국, 유럽 등으로 판매될 예정으로 중국 시장에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도 EV4·5·7·8 등 다양한 신차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